최근 유럽 축구 이적 시장에서 과도한 몸값을 요구하는 구단들이 늘어나며 축구 팬들과 구단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나폴리와 포르투갈의 벤피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전 선수들에게 비현실적인 가격을 붙여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나폴리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수 빅터 오시멘을 매각하려 하면서 1억 3,000만 유로(약 1,933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책정했다. 오시멘은 나폴리의 핵심 공격수로서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지만, 이 금액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많다. 이는 나폴리가 오시멘을 바이아웃 금액 이하로는 절대 팔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오시멘에 관심을 보였던 아스널,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 등 유럽 명문 구단들은 이 높은 가격에 대해 고개를 저으며 이적 시장에서 손을 뗐다. 현재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자금력이 풍부한 구단만이 이 금액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나폴리가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오시멘의 이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 과장된 사례는 포르투갈 벤피카의 19세 미드필더 주앙 네베스다. 벤피카는 네베스의 이적료로 무려 1억 2,000만 유로(약 1,758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 네베스는 벤피카 유소년 출신으로 잠재력 있는 미드필더지만, 이 가격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많다. 벤피카는 바이아웃 금액 이하로는 그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주드 벨링엄과 비교해도 터무니없다. 벨링엄은 당시 1억 300만 유로(약 1,532억 원)에 이적했으며, 이는 네베스의 요구 가격보다 훨씬 낮다. 네베스의 가치가 벨링엄보다 높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PSG 등 네베스에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들은 이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이적 협상을 포기했다.
유럽 축구 이적 시장의 전문가인 벤 제이콥스는 "맨유와 아스널은 네베스의 이적에 대해 벤피카와의 협상을 포기했다. 벤피카는 네베스의 바이아웃 금액인 1억 2,000만 유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를 지불할 구단은 없다. PSG 역시 이 금액을 감당할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나치게 높은 몸값을 요구하는 구단들의 행태는 이적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선수 가치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 선수의 실제 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시장을 왜곡시키는 거품 몸값은 궁극적으로 구단들에게도 손해를 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