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역대 최고의 외야수로 손꼽히는 윌리 메이스가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그의 소속팀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우리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메이스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윌리 메이스는 그야말로 MLB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 주루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야구의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51년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메이스는 군복무로 1952년과 1953년을 제외하고 1973년까지 자이언츠에서 21년, 뉴욕 메츠에서 2년을 활약하며 총 23년간 빅리그에서 뛰었다.
메이스의 통산 기록은 3,005경기 출전, 타율 0.301, 660홈런, 1,909타점, 339도루로 MLB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자랑한다. 그의 통산 OPS는 0.940에 달하며, 이는 그의 전방위적인 능력을 나타낸다. 1951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시작으로 두 차례 리그 MVP, 24회의 올스타 선정, 12회의 골드글러브 수상 등 그는 자신의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1979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메이스는 통산 홈런 순위 6위, 타점 12위, 안타 13위(3,293개)에 자리하고 있다.
메이스는 특히 1954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의 ‘더 캐치’로 유명하다. 당시 중견수였던 메이스는 폴로 그라운드에서 적시타를 막기 위해 뒤로 전력질주해 키를 넘는 타구를 잡아냈고, 그 후 2루로 정확한 송구를 던져 귀루하던 주자를 잡아내는 믿기지 않는 수비를 보여주었다. 이 장면은 당시 뉴욕 자이언츠의 승리를 결정지었고, 팀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졌다. 지금까지도 이 수비는 역대 MLB 최고의 수비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그렉 존슨 회장은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진정한 전설을 잃었다. 메이스는 야구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모두가 그리워할 영웅이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메이스의 후계자로 꼽히던 배리 본즈는 SNS를 통해 “메이스는 오늘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라며 그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또한, LA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 샌디 쿠팩스는 “메이스는 최고의 만능선수였다. 그는 절대 실수하지 않을 것 같았다”고 칭송했다.
메이스는 평소 만나는 사람에게 ‘헤이’(hey)라고 친근하게 인사해 ‘더 세이 헤이 키드’(The Say Hey Kid)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했다. 그의 선수 생활 내내 등번호 24번을 달았으며,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를 기념해 매년 5월 24일을 ‘윌리 메이스 데이’로 지정했다.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의 주소도 ‘윌리 메이스 플라자 24번가’로 그의 위상을 기리고 있다.